◆ 벼룩시장의 정겨움과 박물관의 민속춤 공연

*1996년 7월 6일 토요일. 비. (여행 아흐레 째)

  헬싱키, 주행거리 25㎞

오늘도 하루종일 비가 내린다. 오늘이 여행 9일 째인데 내내 그렇다. 햇빛을 보고싶다. 파란하늘을 보고싶다. 맑은 산들바람을 쏘이고 싶다. 춥고 으스스한 날씨에 이젠 진저리가 난다. 그러니 북구사람들이야 오직 하랴…. 햇빛에 대한 갈증이 이젠 나도 신경질로 나타난다. 우리나리의 맑은 가을하늘이 그립다.

우스펜스키 사원

헬싱키의 국립박물관

아담한 헬싱키는 스톡홀름과는 달리 정겨운 도시다. 19세기 러시아 정교회인 우스페스키 사원으로 갔다. 러시아여행을 하면서 정교회 사원을 많이 봤기 때문에 별 감흥이 없었다. 국제회의와 음악당으로 사용되는 현대식 건물 휜란디아를 보았다. 깔끔하고 섬세한 세련된 건축물이다. 국회의사당과 국립박물관도 보았다. 대통령궁, 시청, 카우파 광장 등도 빗속에서 둘러보았다. 핀란드는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선진화된 나라다. 그리고 뚜렷한 의식이 자부심으로 나타나는 민족이라는 느낌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헬싱키의 핀란디아 홀

핀란드의 국회의사당

국립박물관엘 갔을 때 오후 3시부터 민속무용 공연이 있으니 보고 가라고 입구에서 안내를 한다. 토요일 이어서 관광객들에게 핀란드를 알리는 홍보 차원인 것 같지만 그 발상이 좋아 퍼포먼스를 보기로 했다. 박물관 중앙 현관 앞 공간을 이용한 무대에서 바이올린, 첼로, 풀룻 등의 전통음악 연주가 시작되고 중세풍의 옷을 입은 남녀 한 쌍이 민속품을 춘다. 우울하고 무겁고 느린 음악에 맞춰 추는 춤은 그러나 힘있어 보였다. 공연은 1시간동안 계속 되었고 박물관에 왔던 60∼70명의 관객은 공연이 끝날 때까지 움직이질 않는다.

헬싱키 벼룩시장의 주차장

헬싱키 중앙역

우린 벼룩시장엘 갔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삶의 이야기들이 묻어있는 잡다한 물건들은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소련제 망원경에서부터 우표까지 없는 물건이 없는 벼룩시장에서 나는 바이킹 배 모양의 작은 나무 볼은 샀다.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즐거운 거래에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구운 소시지가 맛있는 벼룩시장에서의 휴식이 나그네의 원기를 회복시켜준다.

3인의 대장장이 동상

핀란드 대통령 관저

핀란드에 대한 좋은 인상이 또한 번 플러스된다. 시베리우스 공원도 그랬고 템펠리아우키오 교회(록 교회)도 그랬고 더욱이 박물관에서의 민속춤공연은 너무도 신선했다. 우리 박물관에서도 외국 관광객들에게 박제된 유물만 아니라 민속춤이나 국악을 연주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들의 앞선 사고에 배울 점이 많았다. 하루종일 비가 내렸지만 헬싱키에 대한 인상은 진정한 열린사회라는 좋은 이미지로 기억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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