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의 도시, 매력의도시 스톡홀름에 반해간다.

*1996년 7월 3일 수요일. 흐림. 비(여행 6일째)

  스톡홀름, 주행거리 39㎞

 날씨가 사나워 아무래도 감기조심을 해야겠다. 바람이 불고 비까지 와서 우산을 쓰고 오페라 하우스까지 지하철로 갔다. 3시간 시티투어를 하기 위해서다. 오페라하우스 앞에서 덜덜 떨며 10시가 되기를 기다렸다. 완전한 겨울복장 차림의 사람들이 대부분인 이곳에서 북구의 여름이 이렇게 추운지 모른 나만 여름옷에 얇은 잠바를 끼어 입고 있다. 너무 추워서 이가 덜덜 떨린다.. 도저히 여름이라고 할 수 없는 날씨다. 그러나 스톡홀름의 멋짐이 나그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섬과 섬으로 이어진 도시 스톡홀름은 섬과 물과 다리와 건물과 푸른 숲이 어우러져 조화로움이 진정한 멋임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하는 도시다.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처럼. 추위에 덜덜 떨면서 나는 매력의 도시 스톡홀름에 반해가고 있었다.

스톨홀름의 왕궁

스톡홀름의 감라스탄 거리

20세기초에 건립된 시청사 세르겔 광장, 감라스탄 거리, 왕궁 등 3시간의 투어를 하고 유스호스텔로 돌아왔다. 추위에 지친 나는 여름옷을 더 끼어 입었다. 남편의 관심사인 바사호 박물관으로 가기 위해서다. 차로 바사호 박물관을 찾아갔을 땐 잔뜩 웅크렸던 날씨도 조금 풀려있었다. 아침에 식당에서 아침밥을 짓다 만났던 한국 수녀님들을 바사호 박물관에서 다시 만났다.

바사 호 박물관

바사 호의 대포

바사호 박물관은 정말 대단했다. 전함이었던 바사호는 1628년 8월 10일 정박 중에 불어온 돌풍에 의해 침몰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확한 침몰이유는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았다. 1956년 해양고고학자 안데스 프란센에 의해 발견되어 1961년 4월, 333년 동안 가라앉아 있던 바사호가 20세기 사람들에 의해 그 모습을 다시 드러내게 되었다. 인양 필름을 보면서 그 당시 스웨덴의 국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았다.

바이킹의 후예들답게 상상을 초월한 바사호의 스케일을 보며 막강했던 힘은 어딘가에 그 흔적을 남기게 마련인가보다 다는 생각을 했다. 93년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도 느꼈던 점인데 러시아의 지하철은 그 화려함이나 시설이나 규모로 보아 지하철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게 했다. 그 화려하고 웅장한 지하철이 대부분 1950년대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우리 나라의 6.25전쟁이 1950년에 일어났다는 사실과 소련의 막강했던 힘과의 상관관계를 시베리아를 여행하면서 생각했었다.

엄청난 스케일의 바사호 곁에서 남편은 떠날 줄 몰랐다. 세상 구석구석에는 대단하고 엄청난 역사의 흔적들이 말없이 현대인들에게 많은 교훈과 감동을 주고 있다. 바사호 박물관도 그 하나가 될 것 같다. 나는 이런 감동들을 구술은 꿰듯 하나씩 하나씩 꿰면서 여행을 계속할 것이다.

스톡홀름 시청 중정

스톡홀름 시청 앞 모습

시티투어에서 슬쩍 보았던 시청사 건물을 보러 다시 시내로 들어갔다. 20세기 건물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고색창연한 건물은 물의 도시인 주위경관과 멋진 조화를 이루면서 스톡홀름의 상징물이 되었다. 노벨상 수상식이 12월 10일에 여기에서 열린다고 한다. 자랑스러운 곳을 찬찬히 돌아본다. 비는 내리고 도시는 조용하고 어딘지 우수가 깔린 듯한 스톡홀름의 분위기가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구 시가지인 감라스탄 거리의 분주함이나, 시청사의 격조 있는 모습이나, 호수나, 숲 그리고 사람까지도….

유스호스텔로 돌아왔다. 고단함과 추위에 지쳤던 몸을 양주 한잔으로 달래며 며 잠 속으로 빠져든다. 정말 스톡홀름은 멋진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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