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모어 마사다(No More Masada)

1996년 2월 5일 월요일 맑음(여행 2일째)

예루살렘-마사다-예루살렘, 주행거리 196㎞

 어제는 비가 오더니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다. 어제 일찍 잠이 들었으므로 오늘은 새벽 6시에 일어 났다. 민박 집의 준비된 취사시설을 이용, 직접 흰 쌀밥을 지어 도시락을 준비하여 마사다(Masada)로 출발했다.

  마사다는 이스라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고 한번은 가본 적이 있는 역사적인 유적지이다. 대사제 요나단이 기원 전 100년 무렵에 깍아지른 산을 이용하여 요새를 만들었다. 그 후 헤로데는 자연의 요새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산을 보고 원래의 건물을 강화. 증축하여 호화스러운 겨울 궁전을 만들었다. 거대한 저수조를 비롯하여 식량 창고, 훌륭한 목욕 시설, 서쪽 궁전, 산 북쪽 절벽에 매달려 있듯이 지은 북쪽 궁전 등 당시의 건물이 남아 있다. 모자이크와 벽화등도 색채가 다양하여 당시의 영화를 말해주고 있다.

  마사다가 이스라엘 사람에게 의미를 갖는 것은 헤로데가 궁전을 지었기 때문이 아니다. 기원 70년에 유태인이 이곳에서 로마인을 상대로 2년 이상이나 싸웠기 때문이다. 최후에는 이교도에게 모욕받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한 900여 명이 5명의 여자 아이를 빼놓고 전원 자결했다고 하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또다시 전멸을 거듭하지 않겠다는 결의가 "No more Masada!"라는 슬로건에 함축되어 있다. 산에서 서쪽으로 내려다 보면 로마 군이 주둔했던 자취가 분명하게 보인다.

해수면 높이를 알리는 표시물

쿰란 휴게소와 우리의 렌트카

 아침 8시 30분에 민박 집을 출발하여 옐루살렘 시내에서 한번 실수를 한 후에 무사히 1번 도로를 타고 마사다로 향했다. 쿰란 가기 전에 있는 해수면(Sea level) 표시물에서 베두인 아이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쿰란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휴게소에서 쉬는 동안에 참치, 토마토, 오이피클, 상추 등 야채를 듬뿍 넣은 피다 한 개를 사서 우리 내외가 맛있게 나누어 먹었다.

사해연구소의 기념품점

마사다의 사해  전망대

 휴식을 마치고 왼쪽으로 사해를 끼고 90번 도로를 따라 얼마를 달리다, 사해 연구소에서 사해 사진집을 35셰켈에 샀다. 에인 게디를 오른쪽으로 지나 약 15㎞를 가니 사진에서 본 것과 같은 높은 마사다를 찾을 수 있었으며 조금 더 가니 오른쪽으로 마사다 진입로가 나왔다. 드디어 마사다의 주차장에 우리의 차를 주차했다.

마사다의 북쪽 궁전

마사다에서 만난 여학생

 젊은이들은 뱀길 같이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천천히 오른는데, 대부부읜 관광객은 캐이블카를 이용하여 마사다까지 오른다. 우리도 잠시 기다렸다가 캐이블카를 타고 올라, 저수조를 비롯하여 남들이 잘 가지 않는 북측의 궁전까지 온 마사다를 꼼꼼히 돌아보았다. 아직도 생생히 남아있는 모사이크를 보고 당시의 모습을 그려 보았다. 마당에는 기원 70년에 로마군을 상대로 싸울 당시의 돌로 된 포탄이 쌓여있었다.

  캐이블카 승강장 근처의 이스라엘 국기가 펄럭이는 전망대에서 사해를 내려다 보니 조그마한 호수같은 사해 너머로 요르단의 산들이 보인다. 몸이 물에 뜬다는 사해를 향하여 가려고, 캐이블카로 다시 내려와서 기념품점을 들르니, 반갑게도 티 셔츠에 각국의 언어로 "No More Masada"란 뜻의 글을 써넣었는데, 그 중에 한글로 쓰여진 티 샤츠도 있었다. 주차장의 차안에서 물 마른 밥에 절인 올리브를 반찬 삼아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 에인 게디 해안을 향해 페달을 힘껏 밟았다.

염분의 함유율이 35%나 되는 사해

 

 에인 게디는 옛날부터 오아시스 도시로 유명했으며, 구약 성서에는 창세기에 나오는 외에 다비드가 사올의 손을 피하여 목숨을 숨긴 장소로도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훌륭한 폭포와 샘이 있어 주위의 땅을 풍요롭게 만들어 고대에는 번영했던 도시이다. 그 후 쿰란과 비슷한 시기에 멸망했다.

 지금은 숲으로 둘러 쌓인 기브스에서의 휴식과 해변에서의 수영이 가능하다. 우리도 탈의실 아줌마에게 보관료를 지불하고, 수영복 차림으로 해변으로 가니 의외로 바닷물이 아주 맑은 것에 놀랐다. 염분이 35%나 되어서 그런지 물 속에 들어가니 그냥 몸이 둥둥 뜨는 것이었다.

 마침 주위에는 단체로 관광을 온 폴란드 분들과 눈인사를 나누며 우의를 다졌다. 우리 부부는 번갈아 가며 수영을 즐기고 그 모습을 사진과 비디오로 남겼다. 해안에는 바닷물이 말라 돌 주위로 하얀 소금이 오후의 뜨거운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오후 4시경 에인 게디를 출발하여 1시간만에 민박집 인근의 수퍼 마켓에서 장을 보고 미국 달러로 지불하고, 푸짐한 저녁식사 후 주인에게 2일간 더 머물기로 했다. 결국 예루살렘에 근거를 잡고 1일 관광으로 명소를 찾아 가기로 결정했다.

 [목  차]  [전날 1996년 2월 4일]  [다음날 1996년 2월 6일]